네째날이다.
교토로 이동하는 날이라 아침에 일찍 일어났다. 나도 DJ도 그간 여정의 피곤함이 몰려와서인지 꿀잠 잔듯했다. 아침에 갑자가 DJ가 소음방지 귀마개 한쪽이 빠지지 않는다는 거였다. 여행전에 내가 코를 고니깐 DJ한테 귀마개를 하는게 좋을 거라고 했다. (사실 DJ도 코고는게 만만치 않아서 결국 서로 필요없다는 것을 알았지만 말이다.ㅎㅎ) 뾰족한 핀셋 같은게 필요했는데 방에 없어서 체크아웃하면서 체크인 카운터에 있는 일본 직원에게 일본어 번역기를 써가면서 부탁을 했더니 뾰족한 무언가를 가져다 주어 다행이 귀마개를 뺄 수 있었다. 여차하면 약국에 가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의외로 쉽게 해결되었다. 역시 친철하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구글맵이 시키는데로 아마 오사카역으로 가서 교토역으로 가는 기차를 타고 간것 같다. 열차 안은 일요일인데도 만석이다. 다행이 우리는 앉아서 갔다. 피곤이 몰려왔다. 교토역에 내려서 숙소까지 꽤 거리가 있어서, 어떻게 할까 하다가 비가 조금 오는데도 불구하고 걸어가기로 했다. (나중에 택시 안탄걸 너무 후회했다.) 꽤 거리가 있었지만 구글맵따라서 어렵지 않게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가 교토역이랑 교토 중심가 가와라마치 중간쯤에 위치해 있었다. 체크인이 이른시간이라 호텔에 짐을 맡겨 놓고 나왔다.
아직 너무 이른시간이다. 근처에 니시키 시장으로 걸어갔다. 아직 이른시간이라 일부 가게만 열려 있었다. 한국과 비슷한 전통시장인데 주변에 관광객이 많이 몰리다보니 서울 광장시장처럼 관광객을 위해 특화된 시장처럼 보였다. 공복에 허기가 몰려와 가와라마치역 대로를 따라서 걷는데 일요일 이른 시간이라 문 연 식당이 거의 없었다. 길걷다 눈에 띈 우동집에 들어 갔는데 인스턴트 누들을 데워서 주는 데였다. 나이 드신 일본 할머니 혼자 일하시고 계셨는데 무관심하고 좀 불친절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간 너무 친절한 일본인에 익숙해 있던 탓일까? 가성비가 좋아서 그나마 다행이지만 맛은 한국 인스턴트 우동이 훨씬 나을듯했다. 일단 먹어야 했기때문에 불만은 없었다. 비가 와서 오늘 뭐 할지 결정하지 않은 상태라 일단 근처 스타벅스로 가서 차 한잔 마시고 생각해보기로 했다. 가와라마치거리는 일본치고는 꽤 넓은 대로다. 흡사 호주 멜번 도심의 일부처럼 보이기도 했다. 폭넓는 대로를 따라서 각종 가게, 상점들이 일렬로 있다. 가까운 거리에 스타벅스가 두개나 있었다. 금각사 은각사를 다 가려다 은각사만 가기로 했다. 버스를 반대방향으로 타서 내려서 다시 타야하는 해프닝이 있었으나 별무리없이 은각사에 도착했다. 이번여행에서 시내버스를 처음 타는데 좀 오래된 한국버스 느낌이다. 버스도 작고 좌석도 좁다. 다행이 오늘도 우리는 앉아서 갔다. 미리 이코카 카드를 충전했기때문에 그냥 내릴때 요금내는데 카드를 대면 끝이다. 일본버스는 뒤에서 타고 앞으로 내릴때 요금을 내면 된다. 이코카 한개로 두명 패이가 가능했다. 버스기사님한테 두명 낼꺼라고 얘기하면 된다.
오사카나 근처 여행하실분들은 관광지를 엄청 많이 돌아다니시거나 교통비에 크게 민감하지 않는 분들은 이코카 카드 무조건 추천이다. Hassle free다. 충전해서 쓰면되고, 편의점에 물건 살때도 써도 된다. 편의점마다 충번방식이 다르다. 번거롭게 기차나 버스 탈때마다 매번 티켓을 안사도 되니 너무 좋다.
은각사에 도착하니 다행이 비가 그쳤다. 버스내린곳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주변은 관광지랑은 동떨어진 전형적인 일본 시외곽의 모습이었다. 은각사에 가까워 가니 관광객을 상대하는 식당과 먹거리를 파는 곳들이 보였다. 조그만 사찰인데 주변에 여기저기 사찰이 많은 듯 했다. 둘러보는데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진 않았다. 한바퀴돌고나서 조그만 개천을 따라 사람들이 많이 이동하는 방향으로 가다가 다시 빠꾸해서 되돌아 왔다. 커피 한잔 더 하려고 근처에서 가게를 찿아봐도 찿을 수가 없어서 다시 가와라마치로 와서 Hollys's coffe에 들어가서 커피 한잔 더. 거의 3주이상을 커피를 안마시다 아니 못마시다 오늘 두잔째라 거의 정신이 몽롱하다. (할리스가 한국 커피체인 인건 한국와서 알았다.)
다시 숙소로 와서 휴식을 취하고 저녁을 먹으로 갔는데 구글맵으로 본 몇군데가 다 닫혀 있었다. 나는 너무 배가 고파서 맨붕이 왔다. DJ한테는 미안하지만 아무데나 들어가자고 해서 진짜 아무데나 들어갔다. 니시키시장 근처 2층 호프집인데 역한 담배냄새 때문에 들어가기 싫었지만 어디가서 대기 탓다가는 쓰러질꺼 같아서 일단 오코노모야시를 시켰다. 헐 너무 형편없다. 나는 일단 그걸 게걸스럽게 먹어 치웠고 DJ는 맥주한잔 마시고, 이제 살거 같다. 뭘 더 먹더라도 여기선 더 먹기가 싫었다. 둘다 너무 피곤해서 (아니 나만 피곤한듯) 편의점에 들려서 잔뜩사서 숙소 가서 먹기로 했다.
오늘은 뭐 별로 한것이 없었지만 헐 2만5천보 넘게 걸었다. 자 내일을 위해 자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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