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째날이다.
어제 잠이 안와서 거의 잠을 제대로 못잤다. 새벽에 잠이 깬 DJ랑 인라인타던 시절 얘기, 은퇴얘기, 연애 결혼 얘기, 건강얘기 어떻게 살아야 할지등 많은 이야기를 했다. 덕분에 나는 잠이 더 안왔지만 얘기 끝나자 마자 바로 코골면서 자는 DJ가 부럽다. DJ는 머리만 닿이면 전철, 버스, 숙소 어디든 잘도 잔다. 잘먹고 잘자고 화장실도 문제없이 잘 가니 여행에 맞춤인 체질이다.
일기예보대로 밖에 봄비가 내리고 있었다. 아침 9시에 우메다역 근처 한큐버스터미널에서 아리마온천으로 출발하는 버스를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했다. 둘다 어젯밤 잠을 설친덕에 오늘은 조금 늦게 호텔을 나와서 시간이 빠듯할 듯 했다. 우메다역에 일단 도착해서 이리저리 한큐버스터미널 방향으로 표지를 찿아봤는데 시간은 가고 약간 멘붕이 왔다. 뭐 버스놓치면 다음 버스를 타면 되지 하고 생각했지만, DJ가 다행이 역무원을 빨리 발견해서 역무원이 알려준 방향을 따라 일단 역을 나와서 열심히 걸었다. 다행이 5분전에 도착해서 버스에 승차. 한국에서는 이런 콸러티의 버스는 이제 없는듯한 낡은 버스다. 다행히 일본답게 냄새도 없고 깨끗하다.가는 도중에 신오사카에 들러 사람을 태우니 거의 만석이었다. 봄비도 오고 차는 만석이고 예전에 서울에서 일할때가 생각났다. 한시간 예정이었지만 중간에 도로도 막히고 공사구간도 지나다보니 한시간 반정도 걸려서 조그마한 온천마을에 도착했다.
계속 비가 내리고 있어서 내리자 마자 우산을 쓰고 버스터미널 바로 옆 금각사에서 목욕을 하러 갔다. 동네 목욕탕 수준이라고 들었지만 동네 목욕탕 절반보다 작은 수준이다. 정말 좁고 오래되서 놀랍다. 우아~~ 회전율 장난 아닌 여기는 진짜 초대박 목욕탕이다. 좁은 탕에 (정말 작은 탕이다!!) 사람들이 잔뜩있어서 탕에 들어가서 오래 있기도 버겁다. 한국 동네 목욕탕처럼 앉아서 씻을수 있는 곳이 있고, 서서 샤워할 수 있는 부스가 몇개 있었다. 나는 탕에 한번 들어가고 바로 나왔지만 DJ는 돈이 아까운지 ㅎㅎ 한번 더 탕에 들어가고 싶다고 해서 나는 먼저 밖으로 나왔다. 머리 말리고 몸 닦는 공간도 너무 협소해서 날씨 좋을때 관광객이 밀려들어오면 과연 여기서 목욕이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이렇게 전통(낡은 것)을 유지 하는 것이 일본의 매력이고 이것이 관광객들 특히 서양 관광객들이 일본에 오고 싶게 만드는게 아닌가 한다. 오사카보다 교토를 서양사람들이 훨씬 더 선호하는 걸 보니 말이다.
비가 계속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했다. 조그만한 동네에 골목이 몇개 있고, 음식점들과 찻집들이 드문드문 있는데 비가 와서 나름대로 운치가 있다. 우리는 크게 위로 한바퀴 동네를 돌았는데 한시간도 안걸린듯하다. 배고 고프고 밥을 먹을려고 하는데 저어기 사람들이 떼지어 웨이팅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 뭔가하고 보니 멸치밥? 며칠전에 부모님집에서 TV에서 본 바로 그거다. 구본승이 일본여행을 소개하면서 먹던거. 먹고는 싶은데 좁은 가계에 적어도 2-30팀이 웨이팅하고 있어서 도무지 기다릴 자신이 없어서 여기저기 딴 곳을 둘러보다 웨이팅이 없는 오코노모야키 파는 곳으로 들어갔다. 바로 앞에 길죽한 철판을 깔아 놓고 철판 볶음밥이나 여러가지 철판에서 할수 있는 볶음요리가 있었다. 오코노모야키하나랑 채소가 잔뜩들어가는 철판 볶음을 시켰다. 나름대로 만족스러웠다. 밥을 먹고 근처를 좀 돌아보다 비도 오고 별 갈데가 없어서 근처 카페에 들러 버스 탈때까지 시간을 좀 보냈다. 버스 시간에 거의 맞추어 버스 터미널로 갔는데 이놈의 버스는 올 생각이 없다. 헐 40분 연착. 일본이 이런 곳이야? ㅎㅎ 우리나라 8-90년대를 보는듯하다. 3일차라 목욕도 하고 비도오고 몸도 곤하니 피곤이 몰려온다. 역시 DJ는 버스 타자마자 바로 골아 떨어짐.
우메다 도착해서 우리는 숙소로 가서 좀 쉬기로 했다. 숙소에 도착한후 샤워를 하고 좀 누웠다. 나는 잠이 안온다. 역시 DJ는 바로 콜콜.. 대단하다. 스고이 데스 ㅎㅎㅎ. 6시나 7시쯤 됐을려나 저녁을 먹으로 나가기로 했다. 둘다 피곤해서 숙소 근처에 먹을려고 구글맵을 보는데 마땅한데가 없어서 도톤보리 가까운데 있는 구글 평점이 높은 카레집 한 곳을 가보기로 했다. 숙소에서 걸어서 10분여분 걸어서 다행이 웨이팅이 많지 않다. 우리 앞에 한국인 남자 한분도 웨이팅을 하고 있었다. 15-20분 정도 기다린 후 주문을 했다. 뭐 구글 평점을 좋게 받을만하다 훌륭한 카레다.
숙소에 돌아온 우리는 바로 골아 떨어졌다. DJ말에 따르면 오늘은 내가 먼저 코를 골기 시작했다는 거다. 내일은 교토로 이동해야 해서 조금 아침 일찍 서두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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