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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병원비, 아직도 무료일까? Bulk Billing 파헤치기

CK mate 2025. 5. 28. 20:24

호주 복지의 상징과도 같았던 '공짜 병원' 시스템, 벌크 빌링(Bulk Billing)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을 것이다. GP 예약을 하고 갔더니 돈을 내라고 해서 놀란 경험, 최근 자주 겪었을 수도 있다. 벌크 빌링이 정확히 무엇인지, 왜 점점 줄어들고 있는지, 그리고 정부의 대응과 앞으로의 전망까지 최신 정보를 정리해 보았다.

 

 

 

벌크 빌링(Bulk Billing)이란?

벌크 빌링은 환자가 GP(일반의)를 만날 때 본인 부담금을 내지 않고, 병원이 진료비 전액을 정부 의료보험인 메디케어(Medicare)에 직접 청구하는 방식이다.

  • 환자는 메디케어 카드를 제시하고 진료를 받는다.
  • GP는 진료 후 정해진 수가를 메디케어에 청구한다.
  • 메디케어는 GP에게 해당 진료비를 지급한다.
  • 결과적으로 환자는 진료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본인 부담금 = $0).

 

 

왜 GP들이 벌크 빌링을 줄이고 있을까?

 

너무 낮은 Medicare 진료 수가 (Rebate)

GP가 표준 진료(MBS Item 23, 20분 미만 진료 기준)를 제공하면, 정부가 지불하는 기본 수가는 오랜 기간 동안 매우 낮은 수준(2023년 11월 이전까지 $39.75)으로 유지되었다. 반면 병원 임대료, 장비, 인건비는 계속 상승해 GP들의 재정 압박이 심해졌다.

 

짧은 진료를 강요하는 시스템

낮은 수가를 보완하기 위해 GP들은 더 많은 환자를 짧은 시간 안에 봐야 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충분한 진료가 어려워 복잡한 건강 문제나 정신 건강 진료 등은 대부분 벌크 빌링 대신 개인 청구(Private Billing)로 전환하고 있다.

 

복잡한 행정 업무와 청구 과정

메디케어 청구 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환자 정보가 잘못되거나 청구가 지연되면 GP의 수입에도 타격이 크다. 이러한 이유로 GP들이 벌크 빌링을 꺼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Private Billing을 통한 수입 증대

개인 청구 방식(Private Billing)을 사용하면 GP가 직접 진료비를 책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GP가 진료비를 $85로 책정하면, 환자는 일단 전액을 지불하고, 나중에 Medicare로부터 일부 금액(약 $41.40)을 환급받게 된다. 이 경우 환자의 실제 본인 부담금은 $43.60이 된다. GP 입장에서는 수익이 증가하기 때문에 이 방식을 선호하게 된다.

 

 

최근 벌크 빌링 현황 (2025년 기준)

2025년 초, 전체 GP 진료 중 벌크 빌링 비율은 약 77.6%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는 대부분 어린이, 연금 수급자, 저소득층 카드 소지자 같은 취약 계층에게 집중되어 있으며, 일반 성인의 경우 벌크 빌링 비율은 약 21%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역별로는 도심이나 부유층 밀집 지역에서 Private Billing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두드러지며, 지방이나 저소득층 밀집 지역에서는 아직 벌크 빌링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정부의 대응 (2025년 11월 시행 예정)

호주 정부는 벌크 빌링 시스템 유지와 확대를 위해 2025년 11월 1일부터 대대적인 의료 개혁을 예고하고 있다.

 

1. 벌크 빌링 인센티브 확대

기존의 어린이, 연금 수급자, 저소득층 카드 소지자뿐 아니라 모든 메디케어 환자를 대상으로 벌크 빌링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특히 지방 및 외곽 지역 GP에게 더 높은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지역 간 의료 격차를 줄이고자 하고 있다.

 

2. 벌크 빌링 클리닉 인센티브 프로그램 도입

모든 환자에게 벌크 빌링을 제공하는 클리닉에 메디케어 수가의 12.5%를 추가로 지급하는 제도를 도입한다. 이를 통해 전국적으로 약 4,800개의 클리닉이 벌크 빌링 비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의 전망은?

  • 환자 입장에서는 앞으로 GP 방문 전에 해당 클리닉이 벌크 빌링을 제공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Private Billing이 점점 일반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 GP 입장에서는 정부의 추가 인센티브가 도움이 되겠지만, 근본적으로 낮은 진료 수가와 복잡한 청구 과정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 정부 입장에서는 지속적인 관심과 정책 개선을 통해 벌크 빌링 시스템을 유지하고,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벌크빌링에서 한국사람이 보통 '벌크'를 라고 말하면 호주 로컬이 전혀 알아듣지 못한다.

나도 물론 몇 번 경험했고 많이 당황했다 ㅎㅎㅎ.  벌크빌링이라면 못알아듣고 .. 오히려 벅~ㅋ빌 이라고 말하면 알아듣는다. 

 

정확하게 발음하려면 아래를 참조하자.

영어 단어 “bulk” 는 원어민 발음으로는 단순한 "벌크"가 아니라,
입을 더 벌려 “버얼ㅋ” 또는 “벌ㅋ” 처럼 발음돼야 알아듣는다.

  • ‘벌’: ‘버’보다 입을 좀 더 벌려서 ‘버얼’ 느낌
  • ‘ㅋ’: 끝소리를 짧고 강하게 끊어줘야 한다. (예: bulk → 벌ㅋ!)
  • 예를들어 Do you bulk bill?은 원어민이 말하면 두유 벌ㅋ 빌?처럼 들린다.

연습할 때는 ‘벌’보다 ‘버얼’ 을 조금길게, 끝은 ‘ㅋ’ 소리를 아주 짧게 확실히 내는 걸 기억하자. 호주 로컬은 특히 이 끝소리(k) 가 정확해야 인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