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는 오피스 잡을 해보신분이라면 사무실에서 오전에 가끔 모닝 티(Morning Tea)라고 부르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단순히 차를 같이 마시는 시간이 아니라, 회사 동료들과 가볍게 이야기 나누며 관계를 다지는 시간이고 호주의 회사문화의 한 부분이다. 호주는 한국처럼 근무끝나고 하는 회식이 거의 없는 대신에 아마 이 모닝 티 시간을 통해서 서로 유대감을 형성하는 시간을 갖는 듯하다.

모닝 티는 언제, 왜 하는가
모닝 티는 보통 오전 10시쯤에 10~15분 정도 이루어지는데, 업무가 시작된 지 몇 시간 지난 시점이라, 자연스럽게 머리를 식히고 리셋하는 시간으로 적당하다. 이 시간에는 회의실, Canteen(간단히 커피를 만들거나 식사를 할 수있는 공간) 혹은 Kitchen 에 모여 차나 커피를 마시며 가볍게 수다를 떤다. 누가 먼저 나서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다 같이 모이는 분위기이다.
이런 티 브레이크는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서로를 더 잘 알 수 있는 시간이다. 부서나 직급 상관없이 한자리에 모여 이야기 나누다 보면, 관계도 자연스럽게 가까워진다. 팀워크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일부 회사에서는 이 시간을 활용해 간단한 공지나 축하 인사를 나누기도 한다.
모닝 티 시간에는 각자가 가져온 쿠키나 케이크, 머핀 같은 간단한 간식을 나누기도 하고, 특별한 날에는 파이, 스콘, 래밍턴(Lamington) 같은 호주식 디저트나 과일 플래터가 준비되기도 한다.
간식을 챙겨오는 문화는 대체로 자유롭지만, 때로는 ‘bring a plate’라는 안내가 있을 수 있다. 이 말은 빈 접시를 들고 오라는 뜻이 아니라, 나눌 수 있는 음식을 조금씩 챙겨오라는 의미이다. 또 하나 재미있는 문화는 생일 당사자가 케이크를 사 와서 동료들과 나눠 먹는 것이다. 한국처럼 축하만 받는 게 아니라, 본인이 "쏜다"는 개념이다. “It’s my shout!”이라는 표현도 이럴 때 자주 쓰인다.
호주에서는 이 모닝 티 문화를 자선행사와 연결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Australia’s Biggest Morning Tea’이다. 이 행사는 암 연구기금 모금을 위해 열리며, 직장 단위로 참여하는 곳이 많다. 간식을 나누고 골드 코인 도네이션(1~2달러 정도 기부)을 하는 방식이며, 따뜻한 음료와 다과를 나누면서 나눔도 실천할 수 있는 시간이다. 간식을 직접 구워 오는 사람도 있고, 베이커리에서 사 오거나 회사에서 다과를 주문해 준비하기도 한다.
내가 다니는 회사에서도 저번주에 이 행사를 했는데 200장의 티켓을 장당 10불에 팔았고, 회사와 거래하는 업체로 부터 상품 기부를 받아 티켓을 구매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추점해서 (Raffle이라고 한다.) 상품을 나누어 주었다. 일등은 가격이 2000불 넘는 아이패드였다.
* 골드 코인이라고 하면 주로 1달러나 2달러 짜리 동전을 말한다.
처음 호주 직장에서 모닝 티 문화를 접한다면, 아마 낯설고 어색할 수 가 있는데, 너무 부담 갖지 않아도 된다. 대화는 대개 주말 이야기, 스포츠 경기, 가족 등 가벼운 주제 위주로 흘러간다. 다른 사람들이 모이면 같이 앉거나 서서 머그잔을 들고 대화를 듣고만 있어도 괜찮다. 익숙해지면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다. “Bring a plate”라는 말이 보이면 뭘 하나 사 오면 되고, 생일에는 작은 간식 한 봉지만 나눠도 충분하다.
호주의 모닝 티 문화는 단순한 휴식을 넘어, 동료 간의 유대감과 직장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주는 중요한 시간이다. 짧은 시간 동안 나누는 차 한 잔과 수다 한 조각이, 직장 생활을 더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가끔은 일보다 이런 티타임이 더 기억에 남기도 한다. 호주에서 일하게 된다면, 모닝 티는 꼭 경험해볼 만한 문화이다.
개인적으로 인싸라면 이런 문화를 반길 수도 있는데, 이런 쏘셜라이징이 싫다면, 같은 부서내 모닝티는 무조건 참여하는게 좋고, 회사 전체 모닝티는 스킵해도 누가 뭐라고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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