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살다 보면 붉은 조끼를 입고 손에 잡지를 들고 파는 사람을 심심치 않게 보았을 것이다. 이들이 팔고 있는 것은 The Big Issue라는 잡지인데 이것은 1991년 영국 런던에서 시작됐다. 당시 노숙자 문제 해결을 고민하던 존 버드(John Bird)와 고든 로딕(Gordon Roddick)이 기획한 프로젝트였다. 단순한 기부나 시혜가 아니라, 노숙인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만들고자 한 것이 출발점이었다.
이 모델은 영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이후 미국, 일본, 남아공 등 여러 나라로 확산되었고, 호주에서는 1996년 멜버른에서 처음 발행됐으며, 현재는 시드니, 퍼스, 브리즈번, 애들레이드 등 주요 도시에서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어떤 잡지인가?
The Big Issue는 격주로 발행되는 시사·문화 잡지다.
한 권의 가격은 $9이며, 그중 $4.50가 판매자의 수익으로 돌아가는데, 다루는 주제도 다양하다.
- 사회 이슈, 환경, 젠더, 빈곤 등 공공의 문제
- 호주 작가, 예술가, 유명인 인터뷰
- 영화, 책, 음악 리뷰와 퍼즐 코너
- 감각적인 커버 디자인으로 소장 가치도 있음
왜 중요한가?
The Big Issue의 핵심은 단 하나, 잡지 판매를 통한 자립 기회 제공이다.
- 누군가는 이 잡지를 팔며 생애 처음으로 정기 수입을 얻게 되고
- 누군가는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자신감을 회복하고
- 누군가는 이 경험을 계기로 일반 일자리를 다시 구한다
호주에서는 지금까지 7,000명 이상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새 삶을 시작했고, 2024년 한 해에만 약 800명이 잡지를 판매했다는 공식 통계도 있다. The Big Issue는 “한 번 길을 잃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판매자들은 대부분 빨간색 조끼와 ID 뱃지를 착용하고 있고, 구매 시 현금뿐 아니라 카드(EFTPOS) 결제도 가능한 판매자가 점점 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안쓰러워서 잡지를 사곤 하지만, The Big Issue는 동정심에 기대는 방식이 아니다.
판매자는 먼저 자비로 잡지를 구매한 뒤, 거리에서 되팔아 수익을 얻는다.
팬데믹 시기 거리 판매가 어려워지면서, The Big Issue는 디지털 구독 서비스도 시작했다.
- 공식 웹사이트에서 정기 구독이 가능하다.
- 후원자 등록 및 기업 파트너십 참여도 가능
The Big Issue Australia
The Big Issue is an Australian non-profit and charity that provides opportunity to people experiencing homelessness and disadvantage.
thebigissue.org.au
거리에서 마주치는 The Big Issue 판매자들은 단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 자기 삶을 바꾸기 위해 노력 중인 사람들이다. 다음에 빨간 조끼를 입은 이들을 만난다면, 한 권쯤 사보는 건 어떨까?
그 안에는 그냥 읽을거리가 아닌, 누군가의 내일이 걸려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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