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한국사람들이 김치 없이 밥을 상상하기 힘든 것처럼 호주국민의 쏘울 반찬 아니 스프레드(빵이나 과자에 발라는 것)가 있는데, 바로 그 유명한 베지마이트(Vegemite)다. 처음에는 “이걸 진짜 먹는다고?” 싶지만, 알고 보면 이게 호주인들의 아침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다.
나는 호주오기전에도 베지마이트가 있다는 걸 알았지만, 처음 먹기 시작한 건 호주 광산에서 일할 때였다. 광산에는 밥을 먹거나 커피, 샌드위치를 만들 수 있는 작은 공간이 있는데 이를 크립룸(Crib room)이라고 하는데, 내가 광산에서 일할 때 여기에는 늘 버터랑 베지마이트가 있었고, 호주 로컬들이 자주 샌드위치에 이것을 발라먹었다.

베지마이트란?
베지마이트는 진한 갈색의 스프레드(빵이나 비스켓에 발라먹는 잼 같은 것)다. 맛은 짭짤하고 구수하며 감칠맛이 강해서, 호주에선 주로 토스트나 크래커 위에 버터와 함께 발라서 먹는다. 이 제품은 맥주 만들고 남은 효모 추출물을 주원료로 하는데, 덕분에 비타민 B군이 풍부하다는 장점이 있다.
호주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어릴 적부터 베지마이트를 먹으며 자란다. 그래서 대부분의 호주 가정에는 냉장고가 아닌 식탁 위에 베지마이트 한 병씩은 기본으로 있다. 회사 사무실에 Canteen에도 대부분 하나쯤 있다.
반면, 외국인이 처음 먹었을 때의 반응은 대부분 충격인데, “간장보다 더 짜!” “기름때 맛이야…” “으악! 무슨 고무 타는 맛이 나!” 하지만 얇게, 정말 얇~게 바르면 감칠맛 나는 중독성도 있다. 나도 처음에는 먹었을 때 툇툇했다가, 지금은 먹을 수 있을 정도다.
베지마이트 제대로 먹는 법
그럼 로컬 호주사람들이 어떻게 보통 먹는지 알아보자.
베지마이트는 많이 바르면 망하는 음식인데, 처음 먹을 땐 꼭 이렇게 먹어 보자.
- 토스트를 바삭하게 굽는다.
- 버터를 넉넉히 바른다.
- 베지마이트를 얇게~ 발라준다.
그냥 먹는 것보다, 아보카도와 함께 먹거나 치즈와 조합하면 훨씬 부드럽고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베지마이트의 역사
베지마이트(Vegemite)는 단순한 스프레드가 아니라, 호주 정체성을 상징하는 국민 음식이다.
원래는 영국에서 수입되던 마마이트(Marmite)라는 유사한 스프레드를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마마이트는 효모 추출물로 만든 짭짤한 발효식품으로, 베지마이트보다 묽고 살짝 단맛이 있다.
- 1922년, 멜버른의 Fred Walker & Co.에서 화학자 Cyril Callister가 베지마이트를 개발
- 1923년, ‘Vegemite’ 상표 등록
- 처음엔 인기가 없었지만, 1930년대부터 비타민 B가 풍부한 건강식품으로 마케팅
- 2차 세계대전 중 군인들에게 배급되며 전국적으로 퍼짐
- 1950~60년대 광고 캠페인을 통해 진짜 국민 음식으로 자리 잡음
- 2012년, 미국 Kraft에서 호주 기업 Bega Cheese로 소유권이 넘어가며 “Vegemite is home again”이라는 반응을 얻음
영양 성분은?
- 비타민 B1, B2, B3, 엽산 등 비타민 B군이 매우 풍부하다.
- 지방이 거의 없고 단백질도 조금 들어 있다.
- 다만 나트륨(소금) 함량이 꽤 높기 때문에 과하게 먹는 건 주의해야 한다.
위에 설명한 것처럼 원래 베지마이트는 영국의 마마이트를 대체하기 위해서 호주에서 만든 것인데, 비슷한 제품도 있지만, 맛이 다르다.
| 베지마이트 | 호주 | 짭짤하고 진함. 단맛 거의 없음 |
| 마마이트 | 영국/뉴질랜드 | 더 묽고, 약간 단맛 있음 |
| 프로마이트 | 호주 | 베지마이트보다 달고 부드러움 |
베지마이트는 누군가에겐 너무 짜고 이상한 맛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겐 고향의 맛, 추억의 맛이다. 처음엔 낯설어도, 버터와 함께 얇게 발라서 천천히 시도해보면 은근히 빠져들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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