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직장생활 (호주) #2 - 회식 / 상사와의 관계
호주에서 직장생활하면서 회식문화에 직장상사와의 관계에 대해서 알아보자.
회식문화
요즘은 한국도 많이 달라졌다고 들었지만 내가 일할때만 해도 회사 끝나고 술자리를 갖는 것의 일의 일부분이었다.
호주의 회식문화를 누가 묻는다면 글쎄 회식문화 같은게 있을래나? 이렇게 반문하게 된다.
내가 아는 한 호주에서는 한국처럼 일 끝나고 하는 회식 같은건 없다.
부서별로 분기별, 월별 또는 년말에 밥먹는데는 있지만, 그렇다고 회사 끝나고 밥을 먹는게 아니고 보통 출근하는 날 점심때나 아니면 케이터링서비스(음식주문)로 회사내에서 같이 밥을 먹기도 한다.
여기도 같은 부서에 일하면 팀워크 같은 걸 중요시 하니깐, 맘에 안드는 사람이 있더라도 같이 가서 그냥 앉아 있는게 안 튀는 방법이다. 나는 회식이나 단체모임을 정말 선호하지 않다보니, 자주 안가게 되는데 어느날 회사 동료 한명(호주출신)이 맘에 안들더라고 그냥 가서 앉아 있는게 낫지 않겠냐고 말해주어, 요즘은 왠만하면 가서 밥만 먹고 온다.
물론 회사에 친한 동료가 있으면 일 마치고 펍에 가서 맥주를 먹거나 할 수 있겠지만, 싱글이 아닌 이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퇴근하고 바로 집으로 Go Go 한다.
그리고 또 하나 이해가 안가는 것이, 팀에서 팀 단합하자고 밥먹는데 보통은 메니저가 회사 카드로 긁고 끝내는데, 가끔은 (혹은 자주) 내돈내산 더치패이 할 때가 많다. 팀원 누구 생일이라고 가서 밥먹자는 데, 정말 내돈 내고 편하지 않는 자리가서 밥먹기 싫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또한 Team building라는 명목으로 하루 혹은 반나절정도 빼서 같이 볼링치러가거나 밖에서 같이 엑티비티하는 걸 하기도 한다.
적당히 이런데 참여 하면서 두루두루 팀원들과 어울리면, 일하면서 힘들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 많다.
Year End Party (망년회)
정기적으로는 보통 회사에서 연말에 Year End Party라는 것을 한다. 대개의 경우 본인외 동반 한명포함해서 초대 받는다. 같이 갈사람 없으면 혼자가도 된다. 나는 회사생활하면서 딱 한번 가봤다.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규모가 좀 있는 회사의 경우에는 참석율은 그다지 높지는 않는거 같다. 회사마다 다르지만 소형 보트를 빌려서 선상파티를 하거나, 밴드를 부르거나, 사진찍을수 있는 부스를 설치하거나 다양하다. 아 드레스코드는 회사에서 특별히 지정하지 않는한 세미정장, 세미케주얼정도면 무난하다.
이런 행사는 개인취향이 아니면 안가도 딱히 눈치 보이거나 그렇지는 않다.
나는 올해는 회사 내부사정으로 바우쳐를 줬는데 ㅎㅎ 돈이 역시 좋다.
Cockatil Party (회사에서 하는 사교성 술모임)
회사 끝나고 메니저의 성화에 못이겨 Cocktail Party를 한번 가본적이 있는데, 호텔같은데 큰 홀에 술이 있고 잔잔한 음악이 있고, 대부분의 모르는 사람들.. 개인적은 느낌은 꼭 speed dating 같다. 이 사람하고 몇분 대화하고 다른 사람하고 몇분.. 계속 이렇게 이어지는 무아지경의 대화의 소용돌이 ~~
무엇보다도 큰 홀에서의 무지막지한 소음을 견딜수 없어서 2시간 버티다 도망 ㅠㅠ.
파티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런데 자주 참석해보시길...
직원 / 상사들과의 관계
직원이나 상사 사장이라도 여기에서는 직함을 부르지 않는다. 바로 이름 부르면 끝!!
Dear나 Sir 이런거 쓰는거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다.
그러면 누군가는 아마 이렇게 이야기 할것이다.
"회사에 직급에 상관없이 아 모든 직원들이 수평적 관계에 있지요!!"
여기에 대한 내 생각은 "글쎄요?" 다.
물론 겉으로는 수평적인 관계인것처럼 보이나, 메니저는 메니저다.
아무리 나같이 막나가는 직원이라도 메니저 눈치는 적당히 본다. 메니저도 직원 눈치를 무지하게 본다.
서로 눈치를 보는 관계인듯 ㅎㅎㅎ
회사 밖에서도 그렇겠지만 회사내에서 서로간에 조심조심조심해야한다. 회사동료한테 욕을 하거나 성적인 말을 하거나, 위협하는 행동을 하거나 그러면 해고 사유가 될 수가 있으니 서로 적당히 유하게 표현하려고 한다.
메니저가 일로 Pressure줬다면서 HR에 하소연하는 애도 봤고, 별의별 이유로 컴플레인한다. 호주에서 메니저로 사는 사람들은 대단한 인내심을 가진 사람임에 틀림없다. 직원이 무슨 잘못하거나 일을 제대로 안하는데도 함부로 화를 내거나 할수 없으니 참 답답한 노릇일게다. 고작할수 있는게 written warning이나 아니면 직무평가할때 점수를 낮게 주는 정도..
메니저가 아닌 직원입장에서는 일만 잘하면 된다. 메니저는 나보다 경력이 좀 있고, 사람 관리하는 일이 추가된 직급의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적당히 이 적당히라는 말이 어렵지만.. 적당히 팀원의 일부로서 잘 어울리는것처럼 보이면 된다. 어디 조직이든 호주서도 특별히 튀지 않는 것이 좋다.
호주에서 좋아하는 직장인상은 유하고, 적당히 어울리고, 화 잘 안내고, 일 잘하고 (음 한국하고 비슷한가?) 이런 스타일의 사람들을 선호한다. 일 잘하더라도 좀 다혈질이고 쉽게 화를 내고 그런 스타일은 별로 선호되지 않는다.
본인 커리어를 높여서 높은 직급을 원한다면 호주에서도 결국 사람이다. 아무리 일 잘한다고 해도 위에 메니저나 디렉터 눈밖에 나서 승진시켜주지 않으면 아무리 노력해도 안된다. 너무 저자세로 손을 비비라는 것이 아니라 (물론 이런 사람도 있다.) 적당히 때로는 그 친분을 유지하는것이 필요하다.